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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3-18 18:53
잇단 스토킹범죄에 尹공약 주목…가해자 스마트워치 채울까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8  

신변보호·접근금지에도 스토킹피해 속출…실효 논란
“스토킹 가해자 위치 추적” 요구에 스마트워치 공약
가해자, 피해자에게 접근시 위치정보 파악하는 방식
“범죄가능성만으로 위치추적, 인권침해 소지" 지적도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14일 서울 구로구의 한 술집에서 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자였던 40대 여성 A씨가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과거 연인 조모(56)씨에게 살해됐다. 앞서 A씨는 경찰에 조씨를 폭행 및 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A씨에게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하지만 조씨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구하다가 유치장에 입감되는 등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1012분쯤 스마트워치로 구조요청을 보냈고, 경찰은 3분 뒤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참극이 벌어진 후였다.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지난해 12 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지난해 신변보호 대상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 사건’ 이후에도 ‘구로구 스토킹 살인 사건’ 등 신변보호를 받던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스토킹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스토킹범죄 예방 공약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특히 스토킹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스마트워치를 착용시키겠다는 공약이 실현될지가 관심이다. 이는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나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으로는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새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 신변보호조치 무용지물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스토킹 범죄 가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착용토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찰에 스마트워치 전자감시관제센터를 신설, 가해자에 대한 위치추적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해도 긴급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연이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의 대응 방식을 ‘피해자 위치 파악’에서 ‘가해자 추적’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실제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면서도 스토킹 범죄자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일 오후 8∼9시쯤 수원시 팔달구 자택에서 전 연인의 머리를 둔기로 때리고 흉기로 복부를 찌른 스토킹 피의자 50대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A씨의 전 연인 B씨는 지난해 11 30일 A씨의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은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A씨에게 B씨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 제한 등 긴급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의 이런 조치에도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다.

최근엔 헤어진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던 30대 남성이 구치소에서 피해자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 경찰에 추가 입건되는 일도 벌어졌다. 피해 여성은 “이제 겨우 일상을 회복하려는데 자꾸 편지가 오니까 끝난 것 같지 않고 계속 불안하다”며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스토킹범죄 예방 공약 개발을 주도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현재 스토킹처벌법의 긴급응급조치는 과태료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효과적 제재를 위해선 형사 처벌 규정 도입이 필요하다”며 “스마트워치를 가해자에게 착용하게 해 준수사항 위반을 정확히 파악하면 처벌 당위성을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스마트워치로 가해자 위치를 추적하면 접근금지 명령을 수시로 어겼는지 등을 파악, 처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이어 “가해자 스마트워치 착용 공약은 스토킹처벌법 개정과 기술적 보완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스토킹처벌법을 개정, 가해자 스마트워치 착용을 의무화하고 전자감시관제센터를 신설하면 형사 처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인권침해 논란에 “사회적 합의 필요

가해자 스마트워치는 일상을 관리·감독하는 기존 전자발찌와 달리 가해자의 위치가 피해자와 가까워지는 경우에 한해 위치정보가 파악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교수는 “해외에서도 전자감독제도를 시행해 검증이 됐던 만큼 스토킹 피해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미국 일부 주와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는 가해자에게 접근금지명령과 함께 발목에 위치추적장치를 적용한다.

일각에선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해자에 스마트워치를 채우는 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단 반론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만으로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는 건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가해자에게 위치추적장치를 채운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접근 방법도 단편적인 가정일 수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현실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약 중 보통 60% 정도가 살아남는데 가해자 스마트워치 착용 공약이 국정과제로 채택되려면 먼저 사회적 검증과 합의의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