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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12 13:43
[성폭력] ‘평화·봉사’ 뒤에 숨겨진 추악한 ‘성범죄’…처벌은 솜방망이(아시아경제 2018.2.12)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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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영국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아이티 대지진 당시 일부 직원들이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옥스팜 뿐만 아니라 구호단체 일부 직원들이 구호물품을 미끼로 난민, 재해지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처벌이 어렵다는 점에서 쉽게 근절되지 않을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페니 모먼트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은 BBC방송의 한 정치프로그램에 출연, 지난 2011년 옥스팜 구호 요원들이 아이티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옥스팜이 도덕적 리더십을 갖고 있지 않다면 파트너로서 함께할 수 없다”면서 자금 지원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옥스팜은 지난해에만 국제개발부로부터 3200만 파운드(약 482억원)을 지원받았다.

영국의 더 타임즈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아이티 델마스에 위치한 옥스팜 구호 요원들이 묶은 게스트하우스는 ‘분홍색 아파트(pink apartments)’, 즉 ‘사창가(whorehouse)’로 불렸다고 보도했다. 또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성관계 동의 연령이 아닌 14~16세의 소녀들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아이티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모습.(사진=AP연합뉴스)

 

옥스팜은 당시 자체 조사를 벌여 4명을 해고 시켰으며, 3명은 자진 퇴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비정부기구(NGO)들과 조사시행 및 결과를 공유하지 않아 성범죄 관련자들이 다른 단체로 이직해 일하고 있다고 비난을 받았다. 옥스팜은 “성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다시는 NGO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 9일 관련 의혹 보도 이후, 옥스팜이 자체적으로 아이티의 법률상담을 받은 결과, 당시 아이티의 대지진 등 혼란의 상황들을 고려할 때, 성매매 사건에 대해 현지 경찰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 파견된 직원들은 현지에서 성매매 등 성적 착취를 못하도록 자체 규정은 두고 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것이다.

아이티에 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사진=AP연합뉴스)

 

아이티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의약품이나 돈, 물건 등을 주고 성적인 대가를 요구했다는 것. 이 내용은 유엔(UN)이 내부 감사를 통해 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평화유지군과 관련해 2000여 건의 성범죄 고발이 있었다. 이 중 300여 건은 아동 성범죄였다. 한 아이티 여성은 “12세부터 4년 동안 스리랑카 출신 평화유지군 50여 명과 성관계를 맺었다”면서 “75센트(약 800원)을 준 사령관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아예 대가를 받지 못한 여성들도 있었다.

문제는 성범죄 관련자들이 전혀 처벌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엔은 평화유지군이 임무 수행지에서 성매매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또한 유엔 평화유지군은 임무 수행 국가에서 면책권을 갖고 있어 해당국가의 사법부가 이들의 범죄를 처벌할 권리가 없다. 이들의 비리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나라는 각 군인들의 출신국 사법부 뿐이다.

스리랑카 출신 평화유지군 34명은 아이티 어린이 9명을 성적으로 학대한 내용이 드러났지만, 본국 송환 이후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우루과이 출신 평화유지군 5명은 아이티 10대 소녀를 집단 강간하는 장면이 온라인에 공개됐지만, 우루과이 당국도 단순 폭행으로 가벼운 처벌만을 내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유지군 성폭력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피해자 구제와 가해자 처벌강화 등 사건 발생 후 유엔의 대응을 개선하고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대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