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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1-31 10:01
[죄와벌]동거녀 사망, "내가 목 눌러" 진술…그래도 무죄, 왜?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7  

기사내용 요약
동거녀 때리고, 목 눌러 사망케 한 혐의
치사는 무죄, 과거 폭행만 유죄로 인정
1·2심 "폭행과 사망 인과관계 증명 안돼"
"건강문제로 사망 등 전문가 의견 상반"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사람이 쓰러져 죽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엔 동거 남성만 있었고, 피해자가 목 부위 외력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법의학자의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상해치사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1·2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사 기관에 따르면 A(67)씨는 지난 2017년 4월께 피해자 B(59)씨를 만나 동거했다. 이듬해 3월1일, B씨는 길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얼굴에 피를 흘리다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관은 함께 살던 A씨의 거동이 수상해 신원 조회를 했고, A씨가 벌금 수배자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A씨는 다음 날부터 이틀간 구치소에 노역장 유치됐다가 출소했다.

3월6일, A씨는 "사람이 쓰러져 죽었다"며 신고했다. 119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땐 B씨가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B씨는 "술을 사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맞았다"며 숨지기 일주일 전 A씨를 신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B씨를 임시쉼터로 인계했지만 이내 B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귀가를 희망하자 집으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B씨 때문에 벌금 수배자임이 확인돼 노역장 유치를 하게 되는 등 폭행의 동기가 있고, 평소에도 술을 자주 마시고 B씨를 때린 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춰 A씨가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고 보고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조은래·김용하·정총령)는 1심과 같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과 2심 모두 상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을 뿐 상해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B씨의 사망은 목에 상당히 강한 힘이 가해졌기 때문"이란 법의학자 감정 결과가 있고, 현장 출동 경찰관 역시도 "A씨가 B씨의 얼굴을 때리고 손으로 목을 눌렀다고 말했다"고 진술하는 등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부검의의 경우 B씨가 당뇨합병증과 관련해 사망했을 가능성과 함께 B씨에게 심장 질환이 있어 급성심장사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이 상반되고, 어느 한쪽에 우월한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었다고 해서 B씨의 상해와 그로 인한 사망이 A씨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결론 지을 수 없고, 집주인의 증언에 따르더라도 A씨와 B씨 사이에 지속적인 폭행 등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

나아가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할 직접 증거는 없고, A씨의 폭행을 의심해 볼 만한 사정들을 종합해도 유죄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며 "공소장 기재 폭행 방법 역시 A씨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한 추정에 불과하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전했다.

항소심도 1심과 판단을 같이하며 "'B씨의 얼굴을 때리고 손으로 목을 눌렀다'는 A씨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진술 전후 맥락과 그 취지에 비춰 B씨를 깨우기 위한 의도에서 행동 한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1·2심 모두 B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 신고됐던 폭행으로 인한 상해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