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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10 08:34
리벤지 포르노 범람하는 사회…'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  

'성관계 동영상' 존재로 구하라 사건 급반전
남성이 영상 보낸 행위 자체가 여성엔 협박
이 와중에 '구하라 동영상' 포털 검색 폭증해
보복성 영상물이 흔히 '국산야동'으로 둔갑
몰카 근절 안 되는 이유는 '소비자'의 존재
이별 연인의 카톡 영상 전송이 협박인 이유?
'대기 중인 소비자들'이 이렇게나 많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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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예슬 김지은 기자 =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27)씨와 전 남자친구 최모(27)씨의 쌍방폭행이라고 알려졌던 사건은 급반전을 맞았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이런 사건은 두고 봐야 안다"고 지켜보던 여론은 '동영상'이 등장하면서 구씨를 옹호하는 쪽으로 급격히 쏠린 모양새다. 구씨와 최씨가 싸움을 한 새벽,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최씨는 30초, 8초 분량의 성관계 동영상 2개를 보냈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리벤지 포르노 유포자를 엄격히 처벌하자"며 여론이 들끓고 있다. 리벤지 포르노란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성관계 동영상이나 성적 내용이 담긴 사진을 사이버상에 유포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일종이다.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구씨는 최씨에게 강요와 협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폭행 의혹 수사와 병합해 이를 수사 중이다.

◇보낸 이는 협박 의도 없었다지만…

최씨 측은 협박 의도를 가지고 동영상을 보낸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구씨가 먼저 동영상을 찍자고 했으니 불법촬영이 아니고, 영상을 구씨에게만 보냈을 뿐 온라인에 유포하거나 유포 시도를 한 일도 없다는 게 최씨 측 주장이다. 두 사람이 촬영하고 단순 보관했던 영상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 리벤지 포르노라 규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영상을 촬영했을 당시에는 단지 추억을 위해서였을 수 있지만 두 사람이 상해를 입을 만큼 격렬히 싸운 상황에서 남성이 성관계 동영상을 보낸 행위 자체가 여성에겐 협박으로밖에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리벤지 포르노 유포자를 강력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등장할 정도다. 관련 청원은 올라온 지 4일째인 7일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얻었고 8일 오후 4시 기준 21만7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청원글을 쓴 시민은 "리벤지 포르노라는 범죄가 세상에 나온지 몇 십년이 지나는 동안 가해자들은 감옥에 가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네가 조심했어야지'와 같은 2차 가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며 "리벤지 포르노를 찍고, 소지하고, 협박한 가해자들을 조사하고 징역형에 처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불법촬영 규탄시위에서도 최모씨의 이름이 등장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며칠 전 한 남성이 헤어진 연인에게 양심을 품고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사회는 '그런 사람을 만난 네 잘못', '여자가 조신하지 못했다'며 피해자를 비난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동영상을 편집해 두 번에 걸쳐 이런 시기(싸움 직후)에 동영상을 보냈다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며 "여성 입장에서는 당연히 협박이라고 느낄 것이고 받은 사람이 위협을 느꼈다면 (전송자의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그건 협박"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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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경찰청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국내 불법 촬영물(이하 몰카)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가짜 몰카 영상을 활용해 불법 몰카 다운로드를 줄이는 '스탑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 프로젝트를 지난달 17일부터 2주간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부산경찰은 이 기간 국내 파일공유사이트 23곳에 가짜 몰카 영상을 하루에 170번씩 업로드했더니 총 2만6000명이 이를 내려받았고, 불법 촬영물 유통량이 2주 만에 11%나 감소했다. 사진은 경찰이 유포한 가짜 몰카 영상. 2017.11.01. (사진=부산경찰청 제공)yulnetphoto@newsis.com



◇이 와중에 '구하라 동영상' 검색…"다운로드가 사람을 죽인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여성의 뒷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이 여성이 상의를 탈의하려다 카메라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 순간 여성의 얼굴은 귀신으로 변하며 보는 이를 섬뜩하게 만든다. 영상에는 "몰카에 찍힌 그녀를 자살로 모는 건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일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지난해 부산경찰청이 몰카를 근절하기 위해 가짜 몰카 영상을 올리는 이색 실험의 내용이다. 이른바 '스탑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 프로젝트다.

리벤지 포르노 범죄의 특징은 피해자는 한 명이지만 가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데 있다. 유포자는 물론 호기심에 영상을 클릭하는 모든 시청자가 곧 가해자다.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 자체도 상업적 성격을 띤다는 지적에 따라 '보복성 영상물'로 바꿔 부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음란 사이트의 한 카테고리인 '국산야동'에는 실제 연인으로 추정되는 남녀가 등장하는데, 이 영상물 중 상당수가 몰카다. 복수를 위한 리벤지 포르노 유포인지, 상업적 이득을 위한 제3자의 촬영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같은 범죄의 근절이 쉽지 않은 이유가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구씨 사건의 경우에도 동영상을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동영상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동영상의 존재가 알려진 지난 4일부터는 검색창에 '구하라 동영상'을 검색하는 이들이 폭증했다.

구글의 검색 추이를 알려주는 '구글 트렌드'를 보면 해당 검색어에 대해 4일 이전까지는 0이던 관심도가 4일 가장 높은 수치인 100까지 치솟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최씨 측이 유포한 사실도, 유포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대중의 관음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인 간 이별 후 카카오톡으로 전송되는 영상 메시지가 협박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이유는, 만에 하나 영상이 유포됐을 경우 '대기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이렇게나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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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남자친구 폭행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8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오른쪽). 왼쪽 사진은 전날 저녁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전 남자친구 헤어디자이너 최모씨. 2018.09.18. chocrystal@newsis.com



◇해당 사건 수사에 여론 관심 집중…엄벌 가능할까

보복성 영상물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유포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보는 사람에 대해서도 처벌이 너무 경미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민갑룡 경찰청장 취임 이후 경찰이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근절을 대대적으로 표명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불거진 것이어서 경찰을 향한 시민들의 이목은 더욱 집중된다.

영상이 제3자에게 유포되지 않아 리벤지 포르노 사건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여론은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한 협박 행위를 경찰이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강남경찰서는 기존 형사과에 더해 지난 7일 여성청소년과와 지능과 산하 사이버팀이 합류한 전담팀을 꾸렸다. 단순폭행 사건이었다가 동영상 문제가 추가되자, 젠더 감수성을 고려하고 철저한 사실 확인에 기초한 수사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사 및 사법 당국이 최씨의 협박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에서 협박죄가 성립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체적 폭행에 대한 협박은 우리 형사법이 강하게 처벌하는데 그게 아닌 경우 가해자한테 비교적 너그러운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도 "동영상을 보내면 받은 사람은 협박으로밖에 해석되지 않겠지만 '유포하겠다'고 명시적으로 협박한 경우에만 협박죄가 성립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며 "다른 비슷한 사건에서도 직접적으로 협박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낸 행위를)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우려했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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